준소아청소년과

[라포르시안]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서울지회가 '서울형 어린이주치의제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공약사항으로,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역의료기관과 1대1로 매칭해 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이다.

주치의 의료기관에 등록하면 일정기간 동안 예방접종관리와 발달지원·육아상담·응급상황시 전화상담,·부모교육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12억 원의 시비를 들여 5개구 2만여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오는 2018년까지 해당 사업을 서울시 25개구 전체 20만명의 아동에게 확대·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원준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서울지회장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얼마전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형 어린이주치의제도에 대해 반대하기로 입장을 확실히 정했다"면서 "대신 둘째나 셋째 아이 진료비 본인부담금 전액 면제와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독감무료 접종 등에 관련 예산을 사용할 것을 서울시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어린이주치의제 사업은 예산면에서도 수행이 불가능한 사업인 만큼 관련 예산을 저출산을 극복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지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이 사업 시행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연간 12억 원이다.

그러나 이 사업의 대상 환자는 143만명으로, 1명당 6000~7,000원을 잡는다고 해도 연간 800억 원이 소요된다.


현재의 예산만 갖고는 턱도 없이 부족한 만큼 관련 예산을 다른 사업에 투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소청과 개원가의 입장이다.

최 회장은 "게다가 박원순 시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사업의 연속성을 기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이 잘못된 상황판단에서 시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정안 소청과의사회 홍보이사는 "서울시가 우리아이주치의 사업 추진 배경으로 타 지자체에 비해 영유아 검진율과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율이 낮다는 점을 들었지만 자료를 분석해보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13년말 기준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의 지역별 민간 의료기관 분담률만 봐도 서울이 92.1%로 인천(93.2%)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는 것이다.

양 이사는 "일각에서는 이 사업이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지만 수입 증가 여부를 떠나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어선 안된다는 것이 소청과의사회의 입장"이라며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