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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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어린이주치의 제도는 태동되어선 안되는 사업이다.”

달빛어린이병원 제도만으로도 머리가 아픈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이번엔 서울시가 추진하는 ‘어린이 주치의제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최근 '서울형 우리아이 주치의 사업' 도입을 예고했다. 이 사업은 12세 이하 어린이가 특정 의료기관에 주치의 등록을 하면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인 의료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예방접종 후 관리, 건강검진 등에 따른 발육과 발달지원, 육아상담, 응급상황에 대한 전화 상담 및 문자서비스, 부모 교육 등으로 서울시는 이 사업을 오는 2018년까지 25개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서울시의 계획에 대해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서울지회 최원준 회장은 “이 사업은 태동돼선 안되는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서울지회는 지난 31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연수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연수강좌에서 최원준 회장(사진)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형 어린이주치의제도에 대해 비판했다.

최 회장은 “서울형 어린이주치의 제도는 서울시 박원순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내세운 것인데 이는 시작부터 잘못됐고 태동 되선 안되는 사업이라고 결정이 됐다”며 “지난 4월 24일 주치의제에 대한 반대 입장은 공지하고 서울시의사회, 각과 개원의협의회 등에 공문을 보내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시의사회 전 집행부와 임수흠 전 회장은 소청과의 입장을 이해하며 주치의제 반대 입장을 지지해줬으나 새롭게 김숙희 회장이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선출되고 새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주치의제에 찬성하는 일부 임원이 주치의제 시행에 협력하고 추진할 뜻을 비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소청과에서는 주치의제의 문제점과 부당함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리고 주치의제 시행에 강력히 반대했으며 서울시의사회와의 조찬회의에서 주치의제의 부당함을 알리고 서울지회의 반대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조찬회의가 끝난 뒤 김숙희 회장에게 연락이 왔는데 이미 배정된 예산이 있기 때문에 주치의제도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을 달라고 했다”며 “예산을 써야한다면 둘째, 셋째아이의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거나 6세 미만 독감 접종에 배정된 예산을 사용하라는 대안을 줬다”고 말했다.

또한 최원준 회장은 “어린이주치의 제도에 대해 데이터를 뽑아봤는데 그들의 논리대로하면 서울시의 대상인원이 143만명이고 건당 6000~7000원으로 잡으면 894억원이 필요하다”며 “894억이나 되는 예산을 어디서 끌어올 것이며, 박원순 시장의 임기가 얼마 안남은 현 상황에서 시장이 중간에 바뀌면 사업의 연속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런 많은 예산, 국민의 세금이 탁상행정으로 마구잡이로 낭비되고 제대로 된 자료를 갖고 필요한 사업이 아닌 공약, 탁생행정으로 시작된다는 거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이날 연수강좌에는 서울형 어린이주치의 제도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한편, 이날 진행된 연수강좌는 5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연수강좌에는 소아청소년의 실신 문제, 금연 문제, 그리고 소청과 의사로서 반드시 알아야하는 기본적인 의료법과 아청법에 관한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에 대해 대한소아과학회 서울지회 양정안 공보이사는 “소아청소년의 실신은 빈도수가 정확히 나와있는 것은 아니지만 임상에서 종종 경험한다”며 “대부분 원인은 스트레스인데 접근하는 방법 자체가 다른 큰 질환이 없는지를 감별해줘야한다”고 밝혔다.

아이가 실신했을 때 보호자들이 많이 걱정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좀 더 친밀히 다가가야 한다는 게 양 이사의 설명이다.

또 아청법과 관련된 의료법 강좌에 대해서는 “소아과는 진료형태가 아이나 보호자와 밀착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부분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강좌”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연수강좌에서는 서울혈 어린이주치의 제도 반대를 위한 서염과 함께 일반회원들의 회장 직선제요구에 관한 서명이 이뤄졌다.

최원준 회장은 “연수강좌를 통해 학술과 교류의 장이 지속적으로 열리고 참여하는 모습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소아청소년과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